서령의 기록/서령의 50+50
4. 배운다는 것은 물살을 거슬러 노를 젓는 것과 같으니……
글쓰는서령
2012. 4. 13. 09:53
배운다는 것은 물살을 거슬러 노를 젓는 것과 같다.
중지하면 뒤로 밀려난다.
(벤저민 브리튼)
서령 : 물살의 흐름을 감지하여 뱃머리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사공의 몫이다. 그 흐름에 몸을 맡길 것인가. 또는 자신의 힘으로 역류하는 물살에 맞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학문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이에 배움에 임하는 자세야말로 주기적으로 순환되어야 한다. 사공에게 중요한 것은 물살이 아니라, 바로 바람의 방향이다. 자신을 이끄는 것의 실체를 정확히 꿰뚫은 사람은 가시적인 현상에 집착하여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은 넘쳐나건만, 그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들은 단기적 성과와 보상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의 항해를 가로막는 물살의 의미를 꿰뚫지 못한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쉬지 않고 노를 젓는 것은 거친 풍파에 저돌적으로 맞서야 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노 젓기를 중단하는 것이 우리의 실패를 경고하는 것도 아니다. 현명한 사공은 자신이 세운 배움의 목표, 즉 배의 종착지를 항상 떠올리되, 그 항해와 배움의 과정에 임하는 자신의 자세를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배운다는 것은 물살은 거슬러 노를 젓는 것과 같다고 했던가. 이는 곧 배움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를 말하는 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