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e>
Dear ME(디어 미)
나 자신을 향한 관대함이 타인에게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 것. 그러나 그 관대함이 우리에게 반드시 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도리어 타인을 냉정하게 대하는 것이 곧 그들에게는 이로운 것이 된다는 모순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다. 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나 자신의 모습은 결국 나를 억압된 공간 속에 가두는 것이 되고 말았다.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평가할 수조차 없게끔… 남의 잘못은 족집게처럼 잘도 뽑아내면서 정작 내가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이 된다. 그 누구도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가졌으며,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대하여 정확히 말해주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매일 보는 가족조차도 서로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경우가 드물다. 우리 엄마, 내 자식들, 내 동생한테 저런 모습이 있었나, 라고 말하면서 새로운 발견에 어안이 벙벙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그 누구도 타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진실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사람의 몸과 마음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고도의 심리기술을 이용하여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Dear Me>는 일종의 자가진단이 가능한 심리테스트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질문이 골고루 뒤섞여 있는 <Dear Me>
「어쩌면 우리는 모두 고리타분한 '어른들'인지도 모릅니다. 사회에서 정해둔 채점표의 항목을 하나하나 채워가는 것이 '인간관계'라고 착각하며 사는. 그래서 소개팅을 할 땐 으레 "사는 곳이 어디에요?"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나요?" "하는 일은 뭐에요?" 등의 뻔한 질문을 하고, 나이와 소속으로 많은 것을 판단해버려요. 듣기만 해도 따분하죠? 하지만 다르게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게끔 구성되어 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점검할 기회가 없었다면 읽어볼 만하다. 질문은 사람에 따라 식상할 수도 있다. 사적인 질문과 공개적인 질문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가급적 진실하게 몰입하여 작성하고 책이 완성되면 남모르게 간직하면 좋을 것 같다. 간혹 양심적인 선언을 유도하는 질문을 만나게 된다. 그 순간에 우리는 인간의 마음이 지닌 양면성을 실감 나게 느끼고야 말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해서도 나는 진실을 왜곡하고 말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직접 기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진실성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를 내재한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Dear Me>와 같은 책을 제법 접해보았는데, 저마다 한결같이 자기 자신과의 피할 수 없는 만남을 유도하고 있었다. 소설이나 실용서적이 타인에 의해 나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면, 이 책은 나 자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서 계기를 만들게끔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질문을 다 채우지 않고 건너뛰어 버린 부분이 제법 많았다. 그냥 이유없이 구구절절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이 책에 집중하는 시간만큼은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Dear Me>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하여 고민하는 1020, 즉 십 대 청소년과 이십 대 청춘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