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십대답게 살아라> : 십대답게 사는 법이란…

글쓰는서령 2011. 11. 16. 21:18

 

 


십대답게 살아라

저자
문지현 지음
출판사
뜨인돌출판사 | 2008-12-1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청소년들의 발목을 잡아채는 바이러스 퇴치법! 이 책은 오랫동안...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가족에게 상처를 입은 경우라면 '다른 집에서 태어났다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이상적인 가정이란 없답니다. 나만, 우리집만 이렇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면 자꾸 의기소침해지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힘들어져요. 또 우리들의 부모님 역시 완전하지 않다는 걸 이해하세요. 부모님 역시 어린 시절 많은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어요.」- 본문 중에서

 

사는 게 시큰둥한 청소년을 위한 심리 치유 에세이 <십대답게 살아라>

사춘기를 겪었다는 표현은 옳은 것일까? 그것은 미성숙한 인간이 진정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었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빛바랜 학창시절을 떠올려보았다. 나는 비록 크게 잘난 것은 없어도 무난한 학교생활을 했노라 자부하면서 한창 사춘기를 겪는 막내 동생의 반항을 이해할 수 없다고 투덜거렸다. 나에게는 내년이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여동생이 있다. 동생은 스스로 용돈을 벌어서 쓰겠다면서 아르바이트도 자처했다. 황금 같은 주말을 반납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생을 보면서 '녀석, 그래도 철 들었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친구들하고 놀고 싶을 텐데…'라는 안쓰러움이 밀려온다. 동생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학교 다닐 적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당시에 내가 느꼈던 감정을 동생이 지금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고작 '괜찮아. 원래 다 그런 거야.', '지금은 힘들어도 다 괜찮아진다니까?'라는 말 뿐이었다. 내가 다 겪어보았는데, 성인이 된 지금도 별 탈이 없다는 결론에서 나온 격려였으리라. 그러나 동생은 말했다. '언니가 뭘 알아?', '맨날 나보고 참아라고 그래! 나도 열 받는다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잔소리하지마!' 나더러 뭘 아느냐고 화를 내던 동생이었다.

 

 

 

 

「화를 내지 못하는 자신이 미웠다면 그때 느꼈던 비참한 마음을 편지로 써 보는 것도 좋아요. 친한 친구에게 적어도 좋고, 화가 나게 한 사람에게 속마음을 표현해도 좋아요. 단, 이 편지는 부치지 않기로 해요. 중요한 건 내가 해결 못 한 분노를 정리하는 것이지, 내가 아팠던 것만큼 상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니까요.」- 본문 중에서

 

나는 지금 청소년교육학과에 다니고 있다. 4년 동안 청소년이란 누구인가에 대하여 열심히 파고들었지만, 그들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지의 숙제였다. 학창시절의 내가 했던 말과 행동, 그 모든 것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만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청소년을 연구했던 많은 학자에 의해서 정의되는 '청소년이란…' 이라는 개념도 모호했다. 청소년의 반항과 일탈을 소재로 한 소설책을 읽어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어른의 관점에서 풀어놓는 아이들의 모습이었지. 진정 아이들이 보여주는 진솔된 모습은 아니었다. 이번에 읽은 <십대답게 살아라>라는 책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너무 싱겁다. 하나의 요리로 치자면, 양념이 몇 개 빠져서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성인의 입장에서 방황하는 청소년을 보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이 한눈에 훤히 보여서 속이 답답할 지경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연륜이 많을지라도 문제상황에 직면한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속에 얽히고설킨 수많은 인과관계마저 꿰뚫을 교사와 부모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현시대의 청소년이 겪는 문제상황의 난이도와 격차가 너무 크다. 청소년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해야 할까.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표준전과에 실릴 만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청소년'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요즘 아이들은 참 영리하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말미암아 온갖 정보를 접하면서 성인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산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웬만한 돌발상황 앞에서도 크게 놀라거나 주눅들지 않는다.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내서 친구들과 협동심을 발휘한다. 그러한 청소년의 특성에 비하면 <십대답게 살아라>의 역할이 너무 왜소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청소년에게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정도면 적당할 듯싶다. 청소년심리 치유 에세이라는 소제목에서 기대를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많이 아쉬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