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석>
꿈의 해석
「나는 꿈을 해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이러한 가정은 이제까지 살펴보았던 꿈에 대한 지배적 이론들과는 대립하는 것이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은 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고, 그것은 곧 꿈을 일반적인 정신 활동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어떤 꿈을 상징적으로 해석하는 데 정해진 지침은 없다. 성공 여부는 재치 있는 착상과 순간적인 직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이 방법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본문 중에서
꿈은 과거의 잔해를 보여주는 세계, 우리의 소망이 충족되기를 염원하는 형상…
인간이 꿈을 꾸는 행위는 진실 혹은 거짓인가. 현실세계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꿈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일까. 꿈은 영적인 힘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일까. 때로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예지몽을 꾸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항상 앞일을 내다보는 신통한 예지력을 경험할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가 깨어있는 동안에 일어난 일이 꿈속에서조차 우리를 지배하고 있음을… 흔히 악몽에 시달렸다는 사람, 돌아가신 부모님을 보았다는 사람, 증오와 원망의 대상이었던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았다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들은 어쩌면 현실 속에서 그 대상을 향해 끊임없이 억눌린 감정을 쏟아붓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꿈을 많이 꾸는 편이다. 대게 일어나면 잊어버리거나 희미하게 떠오르기 십상이다. 그러다가 머리맡에 필기구를 갖추어놓고 잠을 자기로 했다. 꿈을 꾸었을 경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떠오르는만큼 적어보기로 한 것이다. 꿈 속에서 망상을 체험하고, 신체적 고통을 느끼고, 나 자신이 싸늘하게 죽은 모습을 보고, 깊은 바다 속을 헤매이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해몽에 관심이 많아서 그에 관련된 책을 제법 읽어보았다. 꿈에 대해 일가견있다고 자부하는 책(저자)은 저마다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꿈의 암시적 기능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었지만, 꿈을 향한 해석은 어디까지나 신빙성이 떨어지는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느껴졌다. 또한, 꿈의 형태와 기능에 대하여 이해하려는 뜻이 있다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프로이트가 말한 바에 따르면 꿈이란, "어떤 형태로든 꿈은 깨어 있을 동안의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모든 꿈 연구가들의 공통된 견해"라는 것이다. 그는 <꿈의 해석>에서 꿈에 관한 학문적 성과를 언급한다. 또한, 꿈을 어떻게 해석하고 그 목적은 무엇이며, 꿈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이유와 꿈을 이루는 재료와 그 출처에 대하여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른다. 꿈을 연구하면서 직접 목격하거나 체험한 꿈의 현상을 면밀히 파헤치면서, 꿈을 꾼 대상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결고리를 형성하여 꿈이 숨겨놓은 암호를 해석하고자 노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이 잠을 자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현상이 꿈의 성질을 변형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거의 광적으로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몰입할 경우, 그 억눌린 욕구가 꿈 속에서 새로운 형태로 재현된다는 것이다. 이는 꿈이 인간의 정신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하는데, 프로이트는 "정신이 어느정도 수면을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 꿈이 형성되기도 하며, 그때 받는 저항의 정도 역시 결정된다."고 하였다.
「나는 꿈을 자유롭게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무의식적 소망에 현실적으로 인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수 없다. 우리는 심리적 현실을 물질적 현실과 혼돈해서는 안된다. 사람이 자신이 꾼 꿈의 부도덕함에 책임지지 않으려 항거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꿈이나 공상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비윤리적 측면들은 우리의 정신 기관이 행하는 의식이나 무의식의 작동 방식을 통찰하게 되면 대부분 해소된다.」- 본문 중에서
<꿈의 해석>은 꿈에 대한 개념을 명료하게 정의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난해함에 빠지지 않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불후의 명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 무의미하게 남겨진 꿈일지라도 반드시 당사자의 내면상태를 대변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부질없는 꿈이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순간마저도… 어쩌면 그 부질없음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강력한 메시지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나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체로 공감하는 바다. 꿈이란 것은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일단 꿈 자체만으로도 단순명료하게 정의내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의 소망충족이 될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인간의 정신영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했기에, 우리가 애써 잊어버리고 포기하는 태생적인 성취욕구, 소유욕이 정신의 가장 긴밀한 영역에 자리잡고 떠나지 않기 때문에- 바로 충족하고자 하는 욕구가 되어 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 꾸는 꿈은 자신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해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나는 청소년 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청소년 상담사쪽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을 접하면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만큼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했었고 이번에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은 '꿈의 해석' 자체에 목적을 두고 씌여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꾸는 꿈이 지닌 의미와 목적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자신만의 독창적인 정의를 내렸다고 보인다. 의식과 무의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끔 도와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