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위한 휴가>
영혼을 위한 휴가
나는 거울을 보고 일기를 적는 행위를 통해서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진다. 거울을 보면 외관상으로 비친 모습을 통해서 전체적인 조화를 유심히 관찰하는 편이다. 안색을 비롯한 피부상태와 머리카락, 손발톱이라든지 또는 옷은 깨끗하게 세탁해서 입었는지, 신발에 흙먼지가 묻어 있는 것은 아닌지, 내 몸에 맞는 옷을 갖춰서 입었는지를 살펴본다. 이 모든 게 조화를 이루면 타인에게 고스란히 그 영향이 미치게 되며, 외적인 사실을 통해서 나를 평가하는 말을 들음으로써,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에 반해 일기를 적는 행위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일기는 내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나'에 대하여 깊이 있게 다루게 된다는 점이다. 일기를 통한 나 자신의 재발견이란…… 일명 자유연상기법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현재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하여 적는다. 그다음에는 보다 세밀하게 '누가' 그 문제에 개입되었고 '나'는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문제의 시발점으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갈등의 폭을 좁혀가면서 일기를 적다 보면 정작 별것도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바로 그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영혼을 위한 휴가는 시간이 은택이기 때문에, 그것을 준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다. 영혼을 위한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이라면 벌써 몇 주 전에 그러한 계획을 세워 놓았을 것이다. 따라서 그 시간 동안 당신이 내렸던 결정들을 되돌아보고 모든 일상생활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을 씀으로써 일상의 걱정거리들을 안고 휴가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영적 휴가의 가장 큰 효과중의 하나가 환상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계속함으로써 우리 각자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쩌면 이 말 때문에 영혼을 위한 휴가를 떠나려는 계획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려는 사람들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영혼을 위한 휴가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영적 휴가를 선택하였든지 간에, 영적 생활은 휴가나 도피가 아니라 언제나 현실과 관계 맺음을 의미한다.」- 본문 중에서
자신과 만나는 법은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그래도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명상'이다. 요즘에는 '마음수련'이라고도 부르는데, 명상을 통해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어쩌면 현대의학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마음속의 악한 뿌리를 스스로 말끔히 제거하는 정적인 치유기법이 정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람 또한 많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혼을 위한 휴가>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는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아서 읽게 되었는데, 사실 '올바른 명상 기법', '명상을 통한 치유'와 같은 주제에 입각한 책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게 나열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말해서 '명상' 그 자체는 이미 말이나 글로서 충분히 설명하거나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을 뛰어넘는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이 말하는 영혼, 즉 자신과의 만남 그리고 평온한 휴식에 이르는 과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임에는 틀림없으나, 책을 통해서 그 '명상'이 이루어지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환경과 요소 그리고 당사자가 취해야 할 정적인 행위까지 논한다는 것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이 실용적인 측면에서 씌여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사람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실린 책이라 보인다. 저자는 우리의 삶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저 흐르는 물에 몸과 마음을 맡겨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자신과의 만남' 즉 명상을 통해서 멈춤의 순간,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가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천천히 떠올리고 음미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그것이 꼭 명상이 아니더라도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확보해서 자신과 마주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참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