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차 마시는 여자>

글쓰는서령 2011. 7. 16. 20:43

 


차 마시는 여자

저자
조은아 지음
출판사
네시간 | 2011-01-20 출간
카테고리
요리
책소개
나만의 스타일로 자유롭게 즐기는 차 한 잔!차 생활자 인야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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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떤 차를 마셔볼까?', '엄마, 피부 좋아지고 살 빠지는 차!', '그럼 이걸 마셔야겠다!'

엄마는 작은 찻집을 운영하신다. 찻집 이름도 엄마의 성품을 닮은 '찻물 소리'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경남 하동에 오면 '찻물 소리'가 있다.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지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부터 엄마는 차를 우려서 주셨다. 뜨거운 녹차의 떫은맛이 입안에 텁텁하게 감기는 것 같아서 보약 한 사발을 마시듯, 힘겹게 찻잔을 비워냈었다. '차 마시고 가야지!'라는 엄마의 말씀에 '나중에 마실게요!'라며 가방을 메고 학교를 향해 줄행랑을 쳤던 나였다. 항상 부엌 한쪽에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차가 있었다. 내심 궁금해서 뚜껑을 돌리고 차향을 맡으면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냄새가 나는 듯했다.

 

녹차, 발효차, 홍차, 연잎차, 보이차, 쑥차, 국화차, 감잎차, 기문홍차, 허브차……

나는 서점에 가면 엄마를 위한 '책'을 찾는다. 몸과 마음을 위한 책, 그중에서도 '茶'에 관한 책을 꼼꼼히 챙기는 편이다. 항상 '차'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엄마에게 도움이 될 책을 찾고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차 마시는 여자>는 차 소믈리에가 소개하는 다양한 '중국차'에 관한 내용이 풍부하다. 중국차에 생소한 사람이나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즉, 초보자에게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의 역사와 종류 그리고 차와 커피를 응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맑고 건강한 정신으로 3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오직 차뿐입니다. 차는 술처럼 취하지는 않지만 술과 같은 기능을 해요. 그건 바로!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는 것입니다. 차를 마시다보면 오래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말까지도 술술 나오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요.」- 본문 중에서

 

 

나는 그 '무엇인가'가 무엇인지를 안다. 우선, 저자의 차를 향한 사랑이 나와 같은 마음이라 읽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차 마시는 여자>에 소개된 모든 차의 공통점은 '사람'과 '찻잎' 그리고 '물'의 소통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찻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으면 마음의 근심이 천천히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는 그 느낌을 이 책에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저자가 대만의 천복명차(대만 브랜드 차 전문점) 1기생으로 수료과정을 거치면서 배워온 '중국차'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어 茶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노라 생각된다. 우리 고유의 차를 다룬 책을 먼저 읽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이처럼 중국차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책을 읽어본다면 '차'에 대한 안목도 커질 것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수필집처럼 엮어진 <차 마시는 여자>

  

 

 

 

「기문홍차의 경우 다른 차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어 잠들기 전에 마셔도 괜찮답니다. 특히 따뜻한 우유와 함께 밀크티로 만들어 드시면 오히려 수면에 도움이 되니 저녁때 꼭 드셔보세요. 좀더 자세히 기문홍차의 효능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문홍차의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고 피부암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또한! 감기에 효과적이라고 하니 환절기에 식사 후 기문홍차 한 잔이면 감기도 예방하고 몸 안의 기름기도 걷어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차에 대한 관심이 커져 중국 상하이까지 가게 된 차 소믈리에 조은아, 그녀는 2년에 걸쳐 중국차에 대해 배운 것을 토대로 블렌딩을 연구, 광동식 디저트와 차를 이용한 독특한 레시피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차공부에 박차를 가해주는 출발을 알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차문화에 대하여 더욱 전문적으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겠노라 생각된다. 중국차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나, 차에 대한 깊이 있는 역사를 논하거나 전문적인 정보를 찾는 사람에게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으리라 보인다. 무엇보다 차를 사랑하는 엄마에게도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다가오는 열대야, 구수한 차를 마시면서 온 가족이 함께 이겨내는 건 어떨까? 날씨가 더울수록 몸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가족이 오순도순 찻잔을 마주 들고서 담소를 나누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차 마시는 여자>는 '중국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