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령의 서재/서령의 리뷰

<이외수의 감성사전>

글쓰는서령 2011. 7. 1. 11:08

 


감성사전

저자
이외수 지음
출판사
동숭동 | 2006-08-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물과 단어 2백 개를 작가 특유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끊임없이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은 모두 내면의 감성이 놀라우리만치 거대하다. 그들은 거친 바다에 내던져진 삶을 지향한다.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무소유의 육신마저 업으로 삼고 있다. 예술적 광기로 정신을 무장한 작가, 글쓰기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정신세계는 상상을 초월하기에 이른다. 가끔 그들이 괴짜라는 생각이 든다. 상식을 벗어난 언어의 화려한 변신,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태초에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가 살다 보니까 일정한 선을 그어서 통제할 영역이 생기면서 상식이라는 규칙을 정한 것이다. 이외수는 상식 없는 세상에 일찍이 태어났던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수의 <감성사전>은 1994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얼마 전에 읽은 이외수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하악하악>에서도 느꼈지만, 독특한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읽는 작가의 재치있는 글의 위력은 여전히 박진감 넘치게 살아 있었다. 우리의 일상에 숨겨진 사물의 존재감을 끄집어내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법과 신이 만들어 낸 법이 있다. 인간이 만들어 낸 법은 만물을 구속하고 신이 만들어 낸 법은 만물을 자유롭게 한다. 법은 죄인을 잡아들이는 습관의 올가미가 아니라 양민을 보호하는 자비의 울타리다.」- 법, 본문 중에서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용품이다. 자연적인 용품과 인위적인 용품이 있다. 탄생도 일회용이고 죽음도 일회용이다. 처녀도 일회용이고 동정도 일회용이다. 일회용 종이컵도 있고 일회용 라이터도 있다. 일회용 주사기도 있고 일회용 반창고도 있다. 전자는 자연적인 용품이고 후자는 인위적인 용품이다. 그러나 물질이 인간을 우선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인간이 일회용이 되고 만다.」- 일회용, 본문 중에서

 

 

 

상식을 거부하는 작가의 남다른 감성이 새롭게 창조한 존재의 유무, 통상적인 범주를 과감히 탈피하여 자신만의 세계를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발상의 전환을 익히 들어왔지만, 이외수의 발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언어의 일탈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아하! 아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재미있는 책과의 만남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