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우리의 몸은 마음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서 잦은 병치레를 하기도 하며, 맑고 탄력 있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도 한다. 음식을 실제로 섭취하는 것은 몸이거늘, 왜 마음이 먼저 거론되었는지에 대하여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미 그 참뜻을 아는 사람도 있겠으나,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을 선택할 권한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빗대어 이야기한 것이다. 세상 천지가 온통 먹을거리로 가득하다. 이제는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으나,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하여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오고 말았음도 반드시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먹고 있는가. 그 음식이 진정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현대인의 영원한 숙제, 비만과의 전쟁! 누구나 한번 쯤은 세워보았을 체중감량목표, 그러나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없는 것도 체중감량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혹시 우리가 은연중에 섭취하는 음식이 주범이 아닐까. 매일 일정한 양의 음식을 섭취해야만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기에, 단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는 엄마의 정성어린 손맛으로 성인이 된 지금까지 병원 근처에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우리 집 부엌에는 조미료가 하나도 없다. 나에게 익숙한 아몬드, 호두, 잣, 해바라기씨, 들깨가루, 집된장에 이르는 다양한 자연 조미료는 매일 섭취하는 건강 보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선재 스님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우리 몸은 자연치유력을 가지고 있고, 식습관을 철저하게 바꾸면 누구나 자기 안에 내재된 자연치유력을 되살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와 같은 맥락이리라 생각된다.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은 엄마와 함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읽었다. 이 책은 사찰음식에 대한 기본개념부터 정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왜 우리가 이제는 쌀 한 톨을 먹더라도 신중해야 하는지를 알리고 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수행이라고 말하는 선재 스님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자.
「어떤 음식을 어떻게 어느 정도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품이 만들어진다. 성품은 삶을 만들어가는 주재료이므로 음식이 삶을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가짐, 먹는 것, 행동 등등이 차곡차곡 쌓인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를 비롯해서 음식으로 병고를 극복한 사람들은 많다. (중간 생략) 습관을 개선하고 소식을 실천하면 머지않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식의 이로움이 어디 한두 가지랴. 적게 먹으니 음식비도 적게 들고, 음식을 적게 만들어도 되니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고, 그 남은 시간에 책을 읽는다거나 음악 감상을 하는 등 취미생활을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건강 뿐만 아니라 마음이 맑아지고, 복이 늘어나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니 소식이야말로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병은 스스로 알아야 고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음식을 알면 치유의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음식이 사람의 성품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환경과 사람이라는 주변요소가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겠으나, 그 모든 요소를 통합하여 최종적으로 내려지는 결정의 중심에 바로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물 한 모금을 마셔도 경건한 마음으로 천천히 음미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 책을 통해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그동안 내가 무엇을 먹어왔는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입에 쓰고 떫은 음식 앞에서 반찬투정을 부렸던 나의 모습과 그래도 자식을 위해서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셨던 엄마의 사랑이 마음속에 교차하면서 '나도 자연을 먹는 사람, 자연의 맛을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에 또 한 번의 기쁨을 만끽하게 되었다. 책에 소개된 다양한 사찰요리를 꼭 만들어서 먹어봐야겠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되어 강력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