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사생활>
책제목 : 개의 사생활
지은이 :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출판사 : 21세기북스
서로의 언어가 달라서 몸짓으로 소통해야만 하는 인간과 강아지의 관계,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을
작은 강아지 쫑이와 함께 보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처음에는 동물을 키운다는 것에 대하여 사람이 사는 영역의 선을 엄격히 구분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밥을 먹는 곳, 잠을 자는 공간, 심지어 휴식공간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위주로 결정했던 것 같다.
사실 우리는 개를 키운다는 표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의 사생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활한 대자연을 벗 삼아 생활하던 늑대가 개의 조상이라고 볼 수 있다는데,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개를 의인화하여 길들이기 시작했다.
야생적인 늑대의 모습은 인간에게 친숙한, 인간을 위한 강아지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이 책은 인간세계에서 행해지는 개를 향한 모순된 점을 지적하면서, 개를 키우는 입장이나 앞으로 키울 의사가 있는 입장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저자 역시 개를 키우면서 직접 관찰하고 느낀 점을 토대로 다양한 동물실험을 근거로 개의 행동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기에,
책 내용이 모두 진실이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의 역사, 후각을 통한 다양한 의사소통법, 꼬리의 미묘한 변화로 감정을 예측하는 법,
개의 눈동자에 각인되는 세상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개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개는 상대의 눈을 지나치게 오래 응시하는 행동을 회피하려는 본능을
타고났으면서도, 정보, 지도, 허락을 구하기 위해 인간의 얼굴을 관찰한다.
이러한 행동은 개가 인간과 어울리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간에게 기쁨도 준다.」p.63
먹잇감을 향한 본능, 개의 소변은 영역표시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스스로의 자아를 인식하고 있는지를,
개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개의 사생활>은 책 제목처럼 개의 은밀한 사적인 영역을
인간의 능력이 최대한 분석할 수 있는 범위까지 세밀하게 실험하고 그 결과를 기록한 책과 같다.
이 책은 개에 관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모두 진실인가에 대하여 집중대상인 '개'에게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리라.
책을 읽으면서 나의 소중한 반려견, 쫑이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적인 감정과 추측을 통해서 강아지의 심리를 파악하려 했던 나 자신이 조금은 우습기도 했지만,
그것도 강아지를 향한 애정이 따뜻하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믿는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