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클럽>
책제목 : 줄리엣 클럽
지은이 : 박선희
출판사 : 비룡소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학과를 선택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기에 국문학과를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부모님 역시 내가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고 말씀하셨기에,
학과 선택을 앞두고 부담감을 가지진 않았는데 문득 대학교 입학에 관한 문제로
고민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말한다. 남들 하는 만큼 평범한 것이 가장 안전하고 좋은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나의 학창시절은 평범하지 않았고 그래서 더더욱 애착과 미련이 많이 남기도 한다.
특히, 10대 청소년을 보면 더욱 옛날 생각이 절실해진다.
격한 감정에 휩싸여 충동적인 선택을 하고 방황하는 청소년을 볼 때마다
그들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따뜻한 손길로 잡아주고 안아줘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청소년 교육학과를 선택했다.
<줄리엣 클럽>은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유미, 토란, 연두, 주은 이렇게 똘똘 뭉친
사총사의 상큼 발랄한 사춘기 특집 다큐멘터리를 모아놓은 듯한 장편 소설이다.
S대 법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과외 선생님과 계약 연애를 하자고 당차게 제안하는 유미,
같은 반에 다니는 선우창을 짝사랑하는 토란은 녀석에게 사랑 고백과 함께 직접 만든 빵을 주기 위해
열심히 제과 학원을 다닌다. 남자친구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만 연두는 사총사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하고, 장차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맹훈련을 하던 주은은
어느 날 갑자기 톱스타 J.rp에게 푹 빠져버리는데….
「보충 수업 시간에는 정규 수업 시간보다 졸거나 자는 애들이 더 많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등교해 일고여덞 시간씩 수업을 받으니 지칠 만도 하지.
물리도록 입어야 하는 교복과 몸에 맞지 않는 일인용 책상,
하루의 절반을 시간표에 맞춰 타이트하게 따라가야 하는 수업과
그것도 모자라 강제로 들어야 하는 보충 수업, 야간 자율 수업, 그리고 시험…….
아람의 말이 맞았다. 학교는 정말 지겨워.」p.21
이 책은 10대 청소년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씨가 제각각 숨겨져 있다.
동성애자, 계약 연애, 사랑, 우정, 집단따돌림에 이르기까지 성적 순위로 학생을 차별하는
학교 선생님의 이중적인 모습과 부모와 자식 간의 의사소통 단절이 가져다주는
직간접적인 영향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래, 왠지 나도 미리 알고 싶지는 않다.
그 속엔 피어나는 꿈도 있고 발랄한 사랑도 있겠지만,
안타까이 꺾이는 꿈과 아프게 접어두어야 하는 사랑도 있을 것이다.
열일곱에 이 모든 것을 안다는 건 너무나 벅찬 일이다.」p.271
앞으로 청소년 지도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며,
지도자라는 직업 자체에 연연하지 말고 불특정 다수 청소년에게 휩쓸리지 않고 모든 청소년을
포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의 성장 소설을 빠짐없이 챙겨 읽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용 자체가 허구일지라도
언제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어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그를 통해서 현재 청소년에 관한 교육과 복지, 건전한 문화생활, 가정환경,
이성 교제를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며, 미래의 꽃이 될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어쩌면 <줄리엣 클럽>은 청소년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